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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판 오분전

‘개판오분전’,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수라장, 어찌해볼 수 없는 혼돈… 쯤으로 쓰이는 이 단어.

이 말의 유래가 부산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은 듯 합니다.
개판의 ‘개’를 키우는 개(犬)로 아시는 분이 많은데, 정확하게는 개판(開板).

판이 열리기 5분전이라는 의미입니다.

말의 시작은 한국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쟁을 피해 각지에서 몰려온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몰려옵니다.

가난했던 시설. 밥 굶는 분들이 많았는데, 전쟁통은 오죽했겠습니까?
이들을 돕기 위해 무료배식을 하곤 했는데, 그것도 모자라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시계를 가진 사람도 없었던 당시. 하염없이 밥을 기다리는 사람들 앞에

“개판 오분전, 개판 오분전…”
이제 5분후면 밥 나눠줍니다. 이런 식으로 종을 쳐 알렸습니다.
말 그대로 ‘먹지 못하면 죽는’ 상황.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아수라장이었죠.

이때 상황 때문에 개판오분전 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40계단, 부산 중앙동에 위치한 40개의 계단이 늘어선, 어째보면 별 것 아닌 곳.

이곳이 왜 이렇게 유명한가,
의미를 가지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한국전쟁 당시 상황을 아셔야합니다.

6.25로 말미암아 부산은 각지에서 몰려든 피난민으로 가득했고,
이 40계단 주변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바글거렸다고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개판오분전’ 무료 급식소도 열렸고,

바로 앞 항구에서 구호물자가 흘러들어 오는지라,
물건을 구하기도, 컨테이너 이전 시대라 화물 하역작업에
인부로 일하기로 쉬웠던 곳.

피난민들은 “새벽 일찍 나와 운 좋으면 부두하역 일거리를 구하고
(그것도 사람 많아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
공치면 기다렸다 무료급식 한번 먹자.” 는 생각에 너도나도 40계단으로 몰렸습니다. 40계단은 이렇게 전쟁, 피난민의 아픔이 서린 골목입니다.
부산의 명물 40계단은 바로 '개판 오분전' 의 명소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