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도 이렇게 될 것이다.
"다시는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을 침략하지 말라"
대군을 잃고 도망 치게 됐지만 뒤에는 연개소문이, 앞에는 죽음의 땅으로 불리우는 늪 요택이 가로막고 있었다. 이에 이세민을 도망치게 하기 위해 적진에 맞선 강하왕이 목이 잘린 채 돌아왔다. 자신을 위해 죽은 조카의 목을 보고 쓰디 쓴 눈물을 흘리는 이세민. 극은 정치적인 측면이 아닌 이세민의 인간적인 면을 그려나갔다.
"고통과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는구려...내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구려...참으로 어두운 밤이요....이 칠흑같은 어둠속에 내 병사들을 묻고 가는 심정이 참으로 안타깝소이다..."
특히 설인귀와 이세민의 눈물대화 장면은 당나라 진영의 비장함을 더해준 대목이었다. 강하왕까지 죽고 빠져나갈 도리가 없어 보이는 상황. 이때 일개 군인에서 장군으로 발탁됐던 설인귀가 나서 용포를 벗어 달라 말했다. 가짜 황제가 되어 막을 테니 그 틈을 타서 빠져나가라는 것.
"폐하, 밥술이나 얻어먹을까 해서 전쟁터에 자원을 했습니다. 미천한 것이 감히 황제 폐하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으니 그 황은을 뭘로 갚을 수가 있습니까...천한 놈이 어찌 죽어야 할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폐하를 위해 죽을 것입니다. 잠시나마 살판나게 해주셨던 폐하를 위해 이 목숨을 버릴 것입니다."
이에 이세민은 설인귀를 안고 통곡했다. 그 자리에 있던 장군들 모두 이 비장한 모습에 뜨거운 눈물을 삼켰다. 이세민은 "황제의 명이니라...반드시...반드시...살아서 돌아오라..."고 말했다. 아끼는 부하를 사지에 남겨야 하는 이세민의 절망과 분노가 눈물과 대사에서 절절하게 드러났다. 익살스러움이 주로 부각됐던 설인귀의 충성심 어린 눈물과 어우러지며 비장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결국 설인귀 덕에 요택을 건너 당나라 땅에 다다랐지만 연개소문과 양만춘이 당나라 정벌군을 이끌고 쫓아와 이세민의 심장을 철렁하게 했다. 극은 4년후 전쟁에서 입은 상처의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이세민의 한 서린 유언을 소개했다. 마지막 유언은 "다시는 고구려를 침략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패퇴하며 군사들의 고통과 비명소리를 들어야했던 이세민의 절망과 한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 수 있는 대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