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찜질방 전전하다 용돈 떨어지자 범행
가출 청소년들이 활동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 알게 된 정모(17)군과 박모(17)군은 서울 관악구와 강남구 일대 PC방과 찜질방을 전전하다 돈이 떨어지자 편의점을 털기로 결심했다. 박군이 망을 보는 사이 정군이 편의점 직원의 머리를 벽돌로 내리쳐 기절시킨 뒤 돈을 훔쳐 달아나자는 계획이었다. 이들은 지난 5일 관악구 일대 편의점 10여곳을 둘러보고 새벽 시간 혼자 편의점에서 일하는 청룡동의 한 편의점을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 이들은 이튿날 새벽 박군이 망을 보는 사이 정군이 계산대로 향하던 편의점 직원 천모(37)씨의 뒤를 따라가 인근 공사장에서 구한 벽돌(가로·세로 9㎝)로 천씨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하지만 쓰러진 천씨가 기절하지 않고 곧바로 일어나자 당황한 이들은 돈을 훔치지도 못하고 그대로 달아났다. 천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이날 오전 7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강남 방향 지하철을 타는 정군과 박군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바탕으로 이들의 동선을 추적해 사흘 뒤 삼성역 대합실에 있던 이들을 붙잡았다. 정군과 박군은 범행 당시 입었던 외투를 버린 뒤 서로 옷을 바꿔 입고 지하철을 무임승차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 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정군은 특수절도 등 전과 7범이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0일 정군과 박군을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