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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두부

19세기 말
중국 청나라 동치제 때에 사천성(四川省)의 수도 성도(成都)에 살던
유씨 집안에 과년한 딸이 있었답니다.
얼굴은 예쁜데 마마를 앓아 곰보였는지라 선을 보는 족족 성사가 되지 않아
부모의 근심이 되었습니다.

어느날 집안 수리할 일이 있어 일꾼을 불렀는데
진부춘(陳富春)이란 사람이 일하러 왔다가 그만 둘이 눈이 맞았답니다.
유씨집안은 뼈대있는 가문이었지만
남자가 워낙 성실하고 사람이 좋은지라 혼례를 시켜주었습니다.
의외로 두사람은 정이 많아 문밖 출입을 잘 하지 않을 정도였답니다.

그러던중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죽고 진씨 부인(중국은 결혼하면 남편의 성을 따름)은
수절하며 올케와 함께 거리에 조그만 식당을 차려 장사를 시작했답니다.

당시 성도의 북문 근처에는
시내로 드나드는 사람이 많았고 짐꾼들도 많았는데
그들을 상대로 음식장사를 시작한 것이죠.

하루는 가난한 유채기름 장사가 두부 한 덩어리를 들고와
“돈이 없어 그러니 유채기름에 이 두부를 튀겨주시겠습니까”하고 요청했습니다.
진부인은 두말않고 그자리에서 매운 고추기름을 써서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주었습니다.
그 맛이 너무 좋아 한사람 두사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이 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루어 마침내 성도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가 되었습니다.

딱히 주인이 이름을 짓지않자 손님들이 이름을 지어줬는데
부인이 얼굴이 얽은지라 마마의 마(痲)자에서 앞에 변을 떼어내 마(麻)자를 쓰고
결혼한 여자를 부를 때 쓰는 파(婆, 아줌마 또는 할머니란 뜻)자를 서서
 마파두부라 이름을 칭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말로 치면 신설동에 유명한 ‘곰보추탕’집 같이 ‘곰보아줌마네 두부요리’ 쯤 됩니다.
얼굴운 마마로 인해 흉이 있지만
그 마음씨가 아름다워 하늘이 돕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금도 성도에 가면 그때부터 내려오는 陳麻婆豆腐店(진마파두부점)이 성업중이라네요.
중국 가실 일이 있으면 꼭 한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예전엔 마마(곰보, 열병 후에 얼굴에 움푹 패인 점 같은 것이 가득해짐)를 앓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요즘은 의학의 발달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봐도 얼굴이 얽은 사람들은 정이 깊다고 생각됩니다.
 ‘진마파’의 선행이 복이 되었으니 외모지상주의 시대에 다시 한번 생각케 되는 대목입니다.

사천요리의 대표가 된 마파두부
사천성은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유비가 관우, 장비, 제갈공명과 함께 촉한을 일으킨 땅입니다.
 성도는 수도이구요. 중앙아시아 쪽에 붙어 있는 곳이라 건조하고 더운 지방입니다.
따라서 전염병이 돌기 쉽고 음식도 쉬 상하므로 매운 요리가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 입맛에는 잘 맞는다 할 수 있고
오히려 우리나라 보다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강한 매운 음식들이 많습니다.

사천요리는 중국의 4대 요리중에 하나로
내륙 깊숙한 곳에 있어 해산물 요리는 별로 없고 산이나 들에서 나는
채소와 가축 및 강에서 잡은 어패류 등을 사용합니다.
요리방식은 소초(少炒 : 짧은 시간에 볶는 방법)와 건소(乾燒 : 조림), 포(泡 : 데치기),
건편(재료를 볶아서 말리는 방법),
회(전골) 등이 있으며 맛의 종류 또한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마파두부(麻婆豆腐)는 문헌에 쇠고기를 사용했다 하는데
요즘은 대부분 돼지고기로 요리를 합니다.
요리할 때 주의할 점은
두부가 연하므로 깨질까봐 부침두부를 사용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찌개용 두부를 사용해야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또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해 기름에 튀기시는 분들이 계신데 물론 무방하기는 합니다만
가급적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
래야 두부의 물기가 빠지고 깨지지 않습니다.
드실 때 꽃빵을 곁들이는 것이 원칙이나, 밥 위에 얹어 마파두부 덮밥으로 드셔도 좋습니다.

● 재료(4인 가족 기준)
돼지고기 갈은 것 100g, 두부 1모, 붉은 고추, 매운 청고추, 양파 1개, 호박 1/3개 ,
파 1뿌리, 다진 마늘 1큰술, 생강즙 약간, 고춧가루 1큰술, 두반장 1큰술,
굴소스 2작은술, 후추, 녹말가루 1/2큰술, 식용유 3큰술
● 만드는 순서
1. 두부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건져 깍뚜기 모양(0.7 X 0.7cm 크기)으로 썰어 놓는다.
2. 고추와 양파, 파, 호박을 잘게 썰어 놓는다. 녹말물을 찬물에 개어놓는다.
3. 우묵한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구어 식용유를 붓고 다진 마늘을 볶다가
고추가루를 넣고 볶은후 돼지고기 갈은 것, 생강즙을 넣고 잘익도록 볶는다.
4. 고기가 익으면 두반장, 굴소스, 야채를 넣고 볶다가 썰어논 두부와 육수 1컵을 붓고 자작하게 끓인다. *입맛에 맞게 다시다 약간, 설탕 약간
5. 녹말물로 걸쭉하게 만들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