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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저임금 15달러' 쟁점 부상…주정부, 인상 동참

‘시간당 15달러’ 기본적인 생존권의 보루인가 비즈니스를 위축시키는 경제 킬러인가. 지금 LA를 비롯한 미 전국에서‘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연방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경우 시간당 9달러인데, 근로자들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당 15달러까지 올려야 한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저소득층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필요불가결하다는 점과 기업 및 비즈니스의 부담 증가로 일자리를 앗아가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논의의 실태와 쟁점, 전망을 짚어봤다.

■인상 봇물

최저임금 인상 논의는 지난해 6월 시애틀 시의회가 최저임금을 기존 9.32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하는 안을 통과한 뒤 급물살을 탔다. 2015년 들어 각 주들도 인상 대열에 동참하는 등 최근 최저임금 인상 경쟁이 열기라고 할 만한 상황이다.

시애틀은 전국 최초로 최저임금 시간당 15달러를 공식화한 지방자치 단체가 됐다. 직원 500명 이상 사업장은 3년 내인 2017년까지, 500명 미만 사업장은 오는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올려야 한다.

또 워싱턴 DC와 아칸소주 등 20개 주는 올 들어 시간당 최저임금을 12센트(플로리다)~1.25달러(사우스다코타)씩 올렸다.

북가주의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는 이미 순차적 최저임금 인상을 확정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월1일 시간당 최저임금을 11.5달러로 인상했다. 또 오는 5월에는 최저임금이 12.25달러, 2018년에는 15달러로 오를 예정이다.

오클랜드 시의회도 최저임금을 12.25달러로 올리는 조례를 통과시켜 지난 3월1일부터 발효에 들어갔다. 이밖에 월마트, 타겟, TJ 맥스, 스타벅스, 갭, 코스코 등 주요 기업체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9달러까지 지급하기 시작했다.

■LA도 추진 적극

지난달 31일 연방 노동부의 토머스 페레스 장관이 LA를 찾았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안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가세티 시장은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을 10.25달러, 2016년 11.75달러, 2017년 13.25달러로 인상하자고 공식 제안한 상태다. 더 나아가 시의회는 2017년까지 최저임금을 13.25달러로 인상하고 2019년까지 15.25달러로 올리는 조례를 추진 중이다. LA 카운티도 여기에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만장일치로 카운티 지역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검토하기로 하고 그 경제효과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미 지난해 7월1일 시간당 최저임금을 기존 8달러에서 9달러로 인상한데 이어 내년 1월부터는 시간당 10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확정한 상태다.

■영향과 전망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노동계는 ‘함께 사는 경제활동’을 강조한다. 노동자가 노동력을 제공할 경우 물가 대비 최소한의 안정된 삶을 보장하자는 입장이다.

LA시 경제개발위원회가 UC버클리에 의뢰한 보고서에 따르면 LA 최저임금이 2019년까지 15.25달러로 인상될 경우 사업체는 그 부담을 요금인상 등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라며 수요감소 효과는 약 11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약 60만명의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이 늘어나 약 23억달러의 새로운 수요창출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국정연설에서 “1년 동안 1만5,000달러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렇게 해보라”며 최저임금 인상 반대론자들에게 현실 직시를 주문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 반대론자들은 영세업자 경제활동 위축 및 고용감소를 경고한다. 연방 의회예산국(CBO)는 지난해 2월 최저임금을 10.1달러로 인상하면 약 90만명이 빈곤을 탈출하지만 일자리 5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부 고용주들은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추가 고용은 꺼려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캘리포니아의 최저임금 1달러 인상안이 시행된 후 이미 한인타운 내 식당들과 세차장 등 노동집약적 업소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LA 한인타운 내 한 자동차 세차장 업주는 “최저임금 인상 후 세차비를 2~3달러 인상했다. 임금인상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인상폭이 너무 빠른 것 같아 부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