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일부는 인지하고 있지만 부당함이나 개선을 논의하기가 어렵고, 모르는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을 비판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들을 우리는 '불편한 진실'이라고 합니다.
고기를 빼면 우리의 식단을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기는 한국의 주 식재료가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소고기, 또 그 중에서 한우는 고기 중에서는 가장 높은 가격에 판매가 되고, 우리는 음식점에 가서 소고기가 너무 비싸 마음껏 먹기도 힘들지요.
소는 특히 고기 뿐만이 아니라 뼈도 소중한 식재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설렁탕, 갈비탕 등 소가 가지고 있는 좋은 영양소는 어떻게든 다 섭취하고자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과연 고급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소고기와 건강음식으로 인식되는 소고기 뼈 국물은 그 인식만큼 몸에 좋은 음식일까요?
(본 다큐에서 소고기 뼈 국물은 다루지 않습니다만…1,2편의 전개 상 뼈의 국물의 상태가 좋기가 어렵다라는 것을 유추해 낼 수 있습니다.)
[육식의 반란] 1, 2편은 바로 이 소고기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다루고 있습니다.
[1편 마블링의 음모 리뷰]
- 한국의 소고기 섭취가 미국 및 일본에서부터 시작된 옥수수와 연계된 소고기 마케팅 관점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지방이 고기의 표면에 드러난 것이 마블링인데 마블링이 좋을수록(지방 함유가 많을 수록) 고기를 비싸게 팔고 있는 것이지요.(최고 등급 가격을 내고 최저 품질의 고기를 먹는 것입니다.) 식감은 지방이 많이 포함되면 좋아진다고 하지만 그만큼 몸에는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숯 등을 이용해 직화로 빨리 조리해 먹습니다. 삼겹살을 구울 때 처럼 기울여서 기름을 빼주지도 않지요.그에 반해 호주 사람들은 지방이 거의 없는 고기를 약 2주 정도 밀폐냉장보관 한 후에 판매하고 이를 주로 훈제바베큐를 하여 그나마 남아있던 지방까지 제거한 채로 고기를 먹습니다. 동물들은 사후 1주 정도 근육이 경직되어 있어 냉장보관을 잘 해주면 충분히 고기가 부드럽게 변한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도 지방이 최소화된 고기로 주식을 삼고 1인당 연간 70kg의 소고기를 먹지만 이로 인한 건강 상의 특별한 문제점은 없습니다.
- 1++ 등급의 소고기를 키워내기 위해 필요한 것을 무엇일까요? 1++ 등급의 소고기는 지방 함유량이 일정 수준 이상인 소고기입니다. 그 중에서 꽃모양의 지방이 고기의 표면에 드러난 것들을 우리는 꽃등심이라고 부르고 열광합니다.(소가 간경화에 이르는 지경이 되어야 지방은 비로소 근육내로 침투해 이른바 꽃등심이 가능해집니다.) 사람으로 치면 초고도비만인 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생각을 하는 동물로 비만과 행복은 크게 연관이 없지만 비만과 건강은 바로 직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강이 좋을리 없는 초고도비만 소에 열광하고 있는 우리인 것이지요. 건강이 안좋은 소를 위해 필요한 것은 항생제입니다. 병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내성 등을 무시하고 소에게 먹이는 것입니다.다시 돌아와서 1++ 등급의 소고기를 키워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먹고...먹고...먹는 것 뿐입니다. 무엇을 먹일까요? 사람은 잡식이라 골고루 먹으면 되는데 소는 보통 풀만 먹습니다.(풀을 잘 소화하기 위해 위가 4개나 있지요.) 풀을 먹어서 지방이 그렇게 많이 짧은 시간 안에 증가할 수가 없으니...옥수수를 먹이게 됩니다.(지방을 높이는데 가성비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이는 소를 돼지처럼 키우는 것입니다.운동은 하면 안되지요...지방이 줄어들게 되니까요. 초식동물에게 동물성지방이 풍부한 사료를 주고 운동을 못하도록 강제시켜서 나오는 것이 1++등급인 것입니다.
- 우리나라의 1++ 등급은 미국 사람들 입장에선 지방덩어리일 뿐입니다. 공장식 사육시스템이 구축된미국 텍사스 러벅에서는 소 6만마리를 한번에 키워냅니다. 주식은 옥수수로 하루에 1.4kg~2kg의 살을 찌우게 만듭니다. 텍사스 헤리포드는 1960년대부터 일찍이 공장식 사육방식이 도입되었습니다. 당시 남아돌던 옥수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체제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된 지방이 많은 소고기를 상류층을 공략하기 위해 옥수수 활용 생산농가에 의해 최초 만들어진 것이 소고기 등급제입니다. 대규모 옥수수농장 운영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사람들이 옥수수를 먹은 소를 많이 구매하기만을 바랄 뿐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지방 함량이 가장 높은 등급은 프라임인데 미국의 주부들은 프라임을 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의 프라임 등급은 우리나라의 2등급 수준의 지방 함유율 밖에 되지 않습니다.
- 한국에서 소와 사람에게 좋은 사육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모험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본 다큐에 나오는 명성한우와 경남산청의 소 사육농가에서는 운동량을 늘리거나 풀 중심으로 먹이를 주는 등의 좋은 소고기를 생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스페드18이라는 브랜드명을 달고 18개월령 소고기를 도축 후 18일간 냉장보관 후 3플러스 등급의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연천의 명성한우에서는 팸투어라고 하는 사육현장을 돌아볼 수 있는 체험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알고 드셔야겠지요?
[2편 분뇨사슬 리뷰]
- 분뇨사슬 편은 1편 마블링의 음모에서의 대규모 공장식 사육시스템에 의한 부작용을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물의 소중함과 연계가 되는 부분이 있어 추후에 전세계적 담수 부족현상에 대해서 정리할 때 함께 거론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 축산의 교과서로 널리 알려진 네덜란드는 지금 가축분뇨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심각하고, 인근 독일로 가축분뇨를 넘겨 처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역시 지대가 낮은 곳이 분뇨 저장조로 되어 물색이 보라색으로 변해 있으며, 한 지역의 경우 300만 주민 중, 100만이 떠나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에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악취와 건강 상의 위협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지요.
- 땅에 뿌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 토양오염(질소함유비율증가)이 심각해 지고 있습니다.우리나라는 EU나 OECD가 경고하는, 지구촌에서 가장 토양오염 위험도가 높은 나라라고 합니다. 2002년 140만 마리에서 2012년 320만마리로 우리나라의 소 사육 마리수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소 1마리는 하루에 4kg의 옥수수를 먹고 연간 4톤을먹는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연간 1천만 톤의 옥수수를 수입해야 하고 이는 3조원 규모입니다. 옥수수 등의 가격이 오르면 순전히 농민들과 소비자가 부담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먹는 것은 어찌어찌 되겠지만,싸는 것이 문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많은 분뇨들은 임시 방편으로 분뇨저장탱크에 담겨 처리가 가능해질 때까지 기다리게 되고, 그 중 일부는 비료화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관리가 없는 상황에서 여름철 장마 시에 인근 하천에 그대로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종종 발생하는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항생제가 투여된 가축들의 분뇨는 비료화도 될 수 없어 버려져야 하는 것입니다.
-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소들을 포함한 여러 가축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과 소비자가 몸에 좋은 고기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가축의 사육양 또는 판매량의 증대가 아닙니다. 보다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하기 위해 의식을 가진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가 필요합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육식의 반란- 마블링의 음모>가 고급 쇠고기에 대한 기존 관념을 뒤집으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육식의 반란 2-분뇨사슬 |
제280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경제보도 / 전주MBC 유룡 기자 ‘분뇨사슬’이 방송된 뒤 농촌이 술렁였다. 네덜란드를 모델로 작은 나라인 한국도 축산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네덜란드는 가축분뇨로 청색증을 앓고 있다. 청색증은 토양에 질산염이 축적되면서 지하수가 오염되고 그 물을 마신 임신부의 태아가 죽거나 어른도 아닌 어린이에게서 암이 발생하는 병이다. 그동안 무수한 정부 관계자와 학자, 언론인, 축산업자들이 네덜란드를 방문했지만 어떻게 이런 경고가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여전히 네덜란드를 축산 강국으로 미화하는 이야기만 전해져왔는지 취재를 하면 할수록 답답한 마음이 계속됐다. 한국이 네덜란드의 뒤를 이어 토양 오염의 잠재적 위험도가 가장 높다는 지적이 OECD로부터 10년 전부터 전달되고 있었지만 그동안 정부는 고기 팔아주기에 열중했지 국토를 돌보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의 축산업은 지난 20년 동안 기형적으로 성장했다. 사람이 먹을 곡식을 50%도 자급하지 못하는 작은 나라가 해마다 1조원이 넘는 사료를 수입해 필요한 육류의 70%를 자급했다. 한국의 가축은 1990년 대 초에 연간 3000만 마리에 불과했지만 96년 1억 마리를 돌파했고 2001년에 1억5000 마리를 넘어섰고 지금은 2억 마리를 웃돈다. 그러는 사이 가축분뇨를 농경지에 무한정 뿌리는 것이 자연 순환인 것처럼 포장됐다. 한국의 땅은 퇴비와 액비로 검게 얼룩져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요 강줄기에는 질산염 과다로 녹조가 피어올라 식수원을 위협한다. 한국은 대책 없는 축산 공화국이다.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그동안 축산업이 가능하고 돈까지 되었다는 것 자체가 사리에 맞지 않는다. 한국 축산업의 성장 이면에는 사료는 수입하고 분뇨는 불법 투기했다는 사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먹이사슬’의 이면에는 ‘분뇨사슬’이 있다. ‘분뇨사슬’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생산자, 유통업자와 정부 모두 육류 소비를 줄이고 사육 두수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지난 2012년 ‘분뇨사슬’의 전편인 ‘마블링의 음모’가 방송되고 국민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낭비적인 축산물 생산 구조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한우자조금위원회는 억대의 돈을 풀어 쇠고기 마블링이 좋다는 홍보 다큐를 주문 제작하는 등 마블링 선전에 열을 올렸다. 속편인 ‘분뇨사슬’은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축산이 어떻게 환경을 오염시키고 국민 세금을 축내는 지를 잘 보여준다. 이번에는 축산업계가 어떻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것인지 궁금하다. 다큐멘터리는 역사의 기록이다. 역사는 바른 방향으로 흘러야 옳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