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서 매춘부나 미혼모 등 여성 1만여명이 과거 사회보호시설에 감금돼 강제로 노역을 했던 것과 관련해 아일랜드 정부가 5일(현지시간) 공식 사과했다.
엔다 케니 총리는 이날 가톨릭계 여성보호시설이었던 '막달레나 세탁공장(Magdalene laundries)'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며 "과거 강제노역 시설에서 고통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막달레나 세탁공장은 미혼모나 매춘부 등 여성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1922년 설립됐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이곳에서 여성들은 강제노역에 동원됐다.
마틴 매컬리스 의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탁공장에서 여성들은 임금을 전혀 받지 못한 채 호텔, 군 부대, 정부 등을 위해 세탁일을 했다. 평균 나이 23세였던 젊은 여성들은 이곳에 갇혀 사실상 '종신형'처럼 강제노동을 해야했다.
특히 1922년부터 70여년 간 강제노역에 동원된 여성 1만여명 중 2500여명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이 보고서는 전했다. 당시 정부가 막달레나 세탁공장과 낮은 가격에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임금, 사회보험 등은 전혀 보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6년에서야 문을 닫은 막달레나 세탁공장에서 자행된 강제노역은 피해자들의 폭로로 세상 밖에 드러났다. 이후 전세계적인 논란이 일자 2011년 6월 유엔 고문반대위원회는 공장을 운영했던 가톨릭계 자선기관과 정부에 대한 진상조사를 결정한 바 있다.
2002년에는 이 사건을 소재로 한 '막달레나 시스터즈'라는 영화가 나와 전국민적 관심을 환기하기도 했다.
이른바 '매기스(Maggie)'라고 불리는 피해자들에 따르면 그들은 공장에서 서로 대화도 할 수 없었고,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려졌다. 작업장은 냉방이 되지 않았으며 심한 모욕과 체벌도 당했다고 피해자들은 증언했다.
이날 강제노역 피해자들을 위한 시민단체들은 "허술한 사회 시스템 하에서 고통받은 여성들을 한 보상이 이뤄져야한다"고 밝혔다.